전체 글 (20) 썸네일형 리스트형 폭포수 망령 # 개요한 시간이 넘게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기획을 설명하는 자리라고는 했지만 사실 회의의 목표는 개발자에게 일정을 받아내는 것이었다는 걸, 감각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목표가 뚜렷하게 상정되었다면 회의가 이렇게 길어질 리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개발자들이 보기엔 뭘 해야 한다는 말인지 너무 두루뭉술 한 설명과 상황이 있었습니다. 분위기는 마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논의하는 쥐들 모임같았습니다. 어떤 쥐도 내가 하겠다 하지 않는 것처럼 어떤 개발자도 이만큼 시간 걸릴 거라 확답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런 일은 너무 자주 겪어왔던 일 입니다. ( 물론 회사 분위기에 따라 약간씩 변화는 있었지만요. )일정을 받아가야 하는 사람이 팀장, 프로젝트 매니저, 기획자 일 경우가 있었.. 시험 성적표 시험이 끝난 뒤 한 교실에서 아이 하나가 선생님께 볼멘소리를 합니다."선생님, 저는 국어 교과서를 거의 다 외우다시피 했어요!!", "교과서에 나온 고전도 모두 구해서 읽었고요.!!!!", "그런데 어째서 30점 밖에 안되죠?" 화가 나서 씩씩 숨을 몰아쉬는 아이 앞에 선생님은 아이가 들고 있는 시험지를 내려다봤습니다."얘야 너 지금 수학시험지를 들고있어" 물론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시겠지요.하지만 저는 얼마 전 지인과 이야기하면서 이와 비슷한 상황에 대한 기시감을 느꼈습니다. 지인은 회사에서 쉬지 않고 일하는 게, 회사를 위한 행동이고, 관리자들이 바라는 행동이라는 투로 말하더군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처럼 직장 생활하는 것입니다. 직장생활에는 '과목'이 여러 개 있지 않으니, 뭐 무조건 열.. 지식(지혜) 사회의 생존방식 개요이전 글, 개발자, 책 읽기 그리고 제텔카스텐> 말미에 '지식 노동에서 제텔카스텐의 중요성'을 언급했는데요. 그 부분을 좀더 확장해서 이야기 해보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지식혁명'산업혁명'이 아니고 '지식 혁명'이다김정운, 17 페이지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산업혁명은 현대사회의 부의 초석을 만들었던 시대적 사건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대량생산이나 압도적인 동력에 대한 어렴풋한 개념만 가지고 있었는데요. 얼마전 이라는 책에서 새로운 시각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의 김정운 소장님은 '산업'보다는 '지식'에 포커스를 맞추어 설명하시더군요. 장인들이 가지고 있던 기술이 학자들만이 사유화했던 지식과 맞물려 일어난 사건이라는 정리 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산업혁명 이전엔 지식이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 개발자, 책 읽기 그리고 제텔카스텐 옵시디언2025년부터는 제텔카스텐을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작년 12월부터 제텔카스텐에 대한 책을 모아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텔카스텐은 상당히 유명한 메모 관리 기법인데요. 개인의 지식 체계를 '메모'로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죠. 6권의 책을 읽는 동안, 집에 있는 컴퓨터에는 옵시디언이라는 앱을 설치했는데요. 옵시디언은 제텔카스텐에 가장 유용하다고 화자되는 메모 앱입니다. 덩그러니 아무 메모없이 컴퓨터 화면 중앙에 떠있는 옵시디언 화면을 보다가 그동안 블로그에 써왔던 글들을 옮기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 순간 '아니 잠깐 이건 좀 힘들 것 같은데'라는 혼잣말을 하게 되더군요. 현재 사용하는 블로그 14년 정도 했는데요. 시간이 길다보니 써놓은 글이 꽤 많았기 때문입니다. 감성은 옮기는 게 맞다고 .. 소프트웨어 성장 이론 - 성숙 이 글의 전편 https://see-wind.tistory.com/647얼마 전 "소프트웨어 성장 이론"이라는 글을 썼었습니다. 빌드 메타포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요. 빌드 메타포는 1958년쯤부터 사용된 개념인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브룩스는 1986년 발표한 에서 빌드 메타포가 너무 오래 사용되었다고 했거든요. 그 이유를 추정해 보자면, 아마도 "폭포수 개발"방식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1970년대 초부터 사용된 폭포수 개발 방식의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다시 반복적, 점증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브룩스는 과 에서 "폭포수 개발"방식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거든요. 게다가 1986년쯤이면 우리가 잘 아는 "스크럼" 개발 방식이 사용되기 .. 더 나은 프로그래머 되는 법 근래들어, 모든 IT 이슈들은 AI와 연관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은 장밋빛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이지만, 이면에는 다수의 직업이 AI 때문에 사라지게될 것이라는 예측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장밋빛을 장밋빛으로만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게다가, 올해 초, 두바이의 국제회의에서 엔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아이들에게 더이상 코딩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말해서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 발언은 결국, AI의 장밋빛 미래를 장밋빛으로 보지 못하고 있었던 프로그래머들에게 또다른 충격을 던져줬습니다. '올것이 오고 있구나!' 뭐 이런 류의 탄식을 자아냈으니까요. 정말 AI가 프로그래머들을 대체하게 될까요? 제가 생각하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절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AI는 프로그래머를 대체 할.. 소프트웨어 성장 이론 개요 "화두"라는 말은 '수행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답을 구하려고 애쓰는 문제'를 뜻하는 '불교 용어'라고 합니다. 불교를 잘 모르기 때문에 '화두'의 더 깊은 뜻은 이해할 수 없지만, 하나의 주제를 깊게 다뤄본다는 개념은 상당히 공감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화두'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소프트웨어를 성장 시켜라!"라는 문장은 꽤 오래전 부터 제 머릿속에 맴도는 "화두" 였습니다. 저는 이 문장을 이라는 책에서 처음 접했는데요. 처음엔 크게 감흥이 없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머릿속 한 귀퉁이에 자리잡기 시작했고, 근래에 와서는 이 문장이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메타포 (metaphor)metap.. 켄트 벡의 Tidy First ? 켄트 벡은 정말 유명한 사람입니다. 애자일 관련 서적을 읽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번은 들어봤을 이름이거든요. 저는 제가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요. 제가 책을 읽고 정리한 내용을 검색해보니 켄트 벡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책이 22권이 있었습니다. ( 물론, 제가 정리만 하지 않았지, 다른 책에서도 상당수 켄트 벡의 이름을 언급했을거라 짐작합니다. )켄트 벡은 선구자적인 사람입니다. 시리즈의 저자인 로버트 C 마틴은 켄트 벡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라는 책에서는 "테스트 주도 개발"을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 물정을 알게 되자 어떤 것이든 곧장 내팽개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특히 켄트 벡 같은 사람이 말할 때는 절대 그래선.. 이전 1 2 3 다음